알리바바, 경쟁력 제고 위해 방글라데시 주목
한국의 배민도 M&A로 베트남 진출∙∙∙공유주방도 선보여
[한국M&A경제] 동남아 음식 배달 앱 시장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인다. 오토바이의 대중화, 지역적 특성, 극심한 교통체증 등이 성장을 촉진한다는 분석이다. 잠재력이 우수한 동남아 빅테크 기업이 IPO를 거쳐 규모를 키운 후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싱가포르 벤처캐피털 골든 게이트 벤처스는 오는 2025년까지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약 11조 원) 이상인 동남아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인수합병(M&A)이 수백 건 이뤄질 것으로 보았다. 비니 로리아 대표는 “과거 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M&A를 통해 성장했다”며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진행 중인 M&A를 보면 중국의 절차를 밟는 기업이 종종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지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현지 소비자의 이목이 음식 배달 플랫폼으로 쏠렸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배달 서비스는 더욱 성숙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텐센트와 함께 중국 배달 앱 시장을 이끄는 알리바바가 지난 3월 방글라데시 음식 배달 플랫폼 헝그리나키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비공개다.
2013년 설립된 헝그리나키는 주요 5개 도시, 4,000개의 음식점에 50만 명 수준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헝그리나키의 평균 배달 소요시간은 45~60분, 배송료는 45타카(약 600원)다.
텐센트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오던 알리바바가 시장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동남아에 관심을 보였다는 게 현지 IT업계의 추측이다.
텐센트는 메이탄의, 알리바바는 어러머의 지분을 확보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메이탄연구원이 2020년 발표한 배달시장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투자한 어머러의 시장 점유율은 2018년 기준 48%로 업계 1위에 올랐지만 1년 사이 43%로 떨어졌다. 반면 메이탄은 52%로 증가하면서 글로벌 음식 배달 시장을 선도하는 배달 앱으로 성장했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음식 배달 플랫폼을 현지에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인수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IT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헝그리나키 인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동남아 진출에 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장재호 방글라데시 다카무역관은 “방글라데시는 이전부터 편의점이 없고 대중교통이나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배달 도시락 문화가 자리 잡았다”며 “스마트 이용자 수 증가, 결제 수단 다양화로 배달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조마토(Zomato)가 경쟁사 우버이츠(Uber Eats India)를 인수하면서 인도 내 음식 배달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 지난해 1월 조마토는 3억 5,000만 달러(약 3,880억 원)에 우버이츠를 인수했다. 동시에 우버이츠의 모기업 우버는 조마토의 지분 9.99%를 확보했다. 이로써 조마토의 인도 내 음식 배달 시장 점유율은 우버이츠의 12%와 합쳐 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29일 인도 현지매체 <힌두타임스>에 따르면 조마토는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11억 달러(약 1조 2,200억 원)의 IPO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후 조마토는 조달된 자금을 사업확장과 M&A에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이 조마토의 새로운 투자자로 합류했다.
한편 한국의 배달의민족(배민)도 동남아 음식 배달 서비스에 눈을 돌렸다. 지난 2018년 배민은 베트남 음식 배달 서비스 기업 비엣남엠엠(Vietnammm)을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배민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옥외광고, 유튜브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 전자지갑 모모, 잘로페이 등과 파트너십도 맺었다. 최근에는 공유주방 서비스 배민키친을 선보이며 한국 기업의 베트남 시장 진출을 돕기도 했다.
올해 1월부터는 비엣남엠엠의 앱 서비스를 종료하고 배민으로 조직을 통∙폐합했다. 배민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기존의 비엣남엠엠 직원은 배민에서 새로운 업무를 맡았다.
배민은 지난 3월 호찌민과 하노이에 이어 다낭에 진출하며 베트남 사업영역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